한국 침술 (K-Acupuncture) [4편] 침술의 고전적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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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한국 침술 (K-Acupuncture) [4편] 침술의 고전적 지혜: 난경 69난, 75난과 사암침법


이 편에서는 침술의 근본 원리인 오행침법의 철학적 토대와 임상적 응용 원리가 담긴 『난경(難經)』의 주요 내용을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특히 육십구난(六十九難)에서 제시된 *“허하면 그 어머니를 보하고, 실하면 그 자식을 사한다(虛則補其母, 實則瀉其子)”*라는 보사(補瀉)의 핵심 원칙과, 칠십오난(七十五難)에서 설명된 오행 상극(相剋) 관계를 이용한 치료 전략을 살펴봅니다. 또한 이러한 난경의 원리를 계승·발전시킨 **사암침법(舍岩鍼法)**의 고유한 보사법칙, 즉 *“보모사관(補母瀉官)”*과 *“사자보관(瀉子補官)”*을 탐구합니다.


1. 침술의 보편적 원칙: ‘지나친 것은 사하고, 모자란 것은 보한다’

모든 침술의 근본 원리는 인체의 불균형을 조절하는 데 있습니다. 장부의 에너지 흐름이 과도하거나 부족할 때, 이를 바로잡는 것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이 원칙은 **“지나친 것은 사(瀉)하고, 모자란 것은 보(補)한다(瀉其太過 補其不及)”**로 요약됩니다.

  • 지나친 것(太過, Excess): 특정 장부의 기능이 지나치게 강할 경우, 그 에너지를 억제하거나 빼내어 균형을 회복합니다.

  • 모자란 것(不及, Deficiency): 특정 장부의 기능이 약할 경우, 그 에너지를 보강하여 본래의 기능을 회복시킵니다.

이는 마치 넘치는 물은 덜어내고 부족한 물은 채워주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2. 난경(難經) 69난의 지혜: 오행 자모 보사법

고대 한의학 고전 **『난경』**은 오행침법의 철학과 임상 원리를 집약한 책입니다.
그중 69난은 다음과 같은 핵심 치료 원칙을 제시합니다:

👉 “허하면 그 어머니를 보하고(虛則補其母), 실하면 그 자식을 사한다(實則瀉其子).”

이는 오행의 상생(相生) 원리(예: 목생화, 화생토)를 바탕으로 장부의 허실을 조절하는 전략입니다. 즉, 오행 속성에 따라 장부와 경락의 혈자리를 활용하여 보사법을 적용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3. 난경 69난을 계승·확장한 사암침법(舍岩鍼法)

사암침법은 난경의 자모보사 원리를 계승하면서도 ‘관(官)’의 개념을 추가하여 보다 정교한 침술법을 확립했습니다.

  • 보(補) 처방 (정격, 正格): 모(母)를 보하고, 관(官)을 사한다 → 補母瀉官

  • 사(瀉) 처방 (승격, 勝格): 자(子)를 사하고, 관(官)을 보한다 → 瀉子補官

예를 들어, 간(木)을 기준으로 할 때:

  • 간(木)을 보할 경우 → 수(水)의 혈자리를 보하고, 금(金)의 혈자리를 사함.

  • 간(木)을 사할 경우 → 화(火)의 혈자리를 사하고, 금(金)의 혈자리를 보함.

이러한 원리는 후대에 오장육부별로 표로 정리되어 임상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4. 사암침법의 세련된 접근: 한열보사(寒熱補瀉)

사암침법은 인체의 한열 상태에 따라 처방을 달리하는 독창적 원리도 제시합니다.

  • 한증(寒證): 화(火)를 보하고 수(水)를 사하는 → 화보수사(火補水瀉)

  • 열증(熱證): 수(水)를 보하고 토(土)를 사하는 → 수보토사(水補土瀉)

이는 단순히 수(水)와 화(火)의 대립에 머물지 않고, 토(土)를 통해 수(水)를 돕고 화(火)를 억제하는 복합적 작용을 활용한 전략입니다.



맺음말: 난경에서 사암으로 이어진 전통의 맥

『난경』의 69난과 75난은 침술의 보사 원리를 가장 압축적으로 제시한 고전적 지혜입니다.
사암침법은 이를 계승·확장하여, 임상 현장에서 정밀하고 체계적인 치료법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이 흐름은 단순한 역사적 전승을 넘어, 오늘날에도 전통 아시아 의학에서 활용되는 보사법의 철학적 근거이자 실천적 지침으로 살아 있습니다.



👉 다음 편에서는
[5편] 팔체질 침법, 고전을 만나다: 난경·사암침법 계승과 독자성
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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