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 주역과 이진법 1편: 괘(卦)는 어떻게 디지털 구조가 되었을까?

🧿 주역과 이진법 1편: 괘(卦)는 어떻게 디지털 구조가 되었을까?

이전 블로그 글들에서는 주역과 한의학이 하나의 뿌리에서 출발한 전통적 사유 체계라는 점에 대해 살펴보려 했습니다.

‘음양오행’, ‘팔괘’, ‘오운육기’ 등 주역에서 비롯된 사상들은 단지 철학적 개념이 아닌, 실제 한의학의 진단 체계와 치료 원리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이 동양 사상의 구조가 단순한 상상이나 신비주의가 아니라, 고도의 관찰과 논리적 사고에 근거한 합리적 체계임을 확인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에는 그 연장선에서, 주역을 현대의 시선으로 재조명하려고 합니다.
바로 디지털 정보 구조와의 유사성, 특히 이진법(binary) 과 64괘의 관계를 중심으로 3편에 걸쳐 탐색해 보려 합니다.

주역은 음(⚋) 과 양(⚊) 이라는 두 가지 기본 단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각각 이진법의 0과 1처럼 기능하며, 상징적뿐 아니라 구조적으로도 유사성을 갖습니다.

두 개를 조합하면 2효, 세 개는 3효(=괘), 여섯 개를 쌓으면 **6효(육효괘)**가 됩니다.
64괘는 바로 이 **양·음이 6자리로 배열된 모든 조합(2⁶ = 64)**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진법은 0과 1만으로 모든 수와 정보를 표현할 수 있는 체계입니다.
컴퓨터가 0과 1로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듯, 주역도 ⚋과 ⚊라는 두 기호로 세상 만물을 담으려 했습니다.

※ 이 표에서는 이진수의 맨 오른쪽이 ‘아래 효’, 왼쪽이 ‘위 효’를 의미합니다.

한의학에서 인체는 우주와 마찬가지로 음양의 조화 속에 존재한다고 봅니다.
64괘가 보여주는 복잡한 변화는 바로 이러한 자연-인체-질병의 유기적 연동성을 구조화하는 데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팔강진단(八綱診斷)은 음/양, 허/실, 표/리, 한/열로 진단을 구분합니다. 이들 역시 이진 구분의 철학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결국, 주역과 이진법을 연결하는 것은 단순한 철학적 비유가 아니라 임상적 사고 구조의 근원에 접근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2편에서는 64괘가 실제로 이진법에 따라 어떤 순서로 배열되는지, 그리고 괘들의 배치와 의미가 어떤 구조적 질서를 갖는지에 대해 다루겠습니다.